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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빨대 PFAS 논문, 실제로 검증하지 않은 것 3가지

종이빨대 PFAS 논문, 실제로 검증하지 않은 것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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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빨대유해성 개요

종이빨대유해성 개요

2023년 8월, 벨기에 앤트워프대학교 연구팀이 시중 유통 빨대 39종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자 “종이빨대가 플라스틱보다 더 위험하다”는 헤드라인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근거는 종이빨대 20개 브랜드 중 18개, 즉 90%에서 PFAS(과불화화합물)가 검출됐다는 수치였습니다. 이 숫자는 강력했고, 한국에서도 같은 해 11월 환경부가 플라스틱 빨대 규제를 무기한 연장하면서 정책 논쟁의 배경 소재로 반복 인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를 원문으로 읽으면 언론 보도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은 결정적 한계가 세 가지 드러납니다. 첫째, 연구팀은 빨대 재질 자체만 분석했을 뿐 PFAS가 음료로 실제 녹아 나오는지는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플라스틱 빨대에서도 4개 중 3개(75%)에서 PFAS가 나왔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돌아가면 안전하다”는 결론은 이 데이터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셋째, 연구팀 자신이 “즉각적인 건강 위험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공포 마케팅도 낙관론도 아닙니다. 논문이 실제로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데 있습니다. 검출률 90%라는 숫자의 정확한 의미, 유일하게 0%를 기록한 재질, 국내산 종이빨대의 공인 시험성적서 현황, 정말로 신경 써야 할 노출 경로의 우선순위까지 데이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1. 90% 검출률의 정확한 의미와 재질별 순위

1. 90% 검출률의 정확한 의미와 재질별 순위

먼저 원 데이터를 정확히 봐야 합니다. 앤트워프대 Thimo Groffen 박사팀은 벨기에 시장에서 유통되는 빨대 39종을 수거해 PFAS 함유 여부를 분석했고, 결과는 Food Additives & Contaminants: Part A 40권 9호(2023년 8월)에 게재됐습니다.

재질 검출 브랜드/전체 검출률
종이 18 / 20 90%
대나무 4 / 5 80%
플라스틱 3 / 4 75%
유리 2 / 5 40%
스테인리스 0 / 5 0%
전체 27 / 39 69%

여기서 놓치기 쉬운 점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 수치가 브랜드 수 기준 검출 여부일 뿐 농도나 위해도 순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90%와 75%는 “몇 개 브랜드에서 나왔는가”의 차이이지 “얼마나 더 해로운가”의 차이가 아닙니다. 다른 하나는 플라스틱 빨대도 75%에서 검출됐다는 사실입니다. 종이빨대 공포를 근거로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가는 선택을 이 데이터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전체 39종에서 확인된 PFAS는 모두 18종이며, 가장 흔하게 나온 물질은 PFOA(과불화옥탄산)였습니다. PFOA는 202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고,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23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입니다. 이 두 사실이 겹치면서 헤드라인의 파괴력이 커졌지만, 검출됐다는 사실과 노출됐다는 사실 사이에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간극이 있습니다.


2. 논문이 하지 않은 실험 — 용출 검증의 부재

2. 논문이 하지 않은 실험 — 용출 검증의 부재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phys.org 보도에 분명히 나와 있는데도 국내 대다수 기사에서 빠졌습니다. 연구팀은 빨대 재질을 분석했을 뿐, PFAS가 음료로 이행되는지는 실험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왜 결정적인지 이해하려면 노출 평가의 기본 구조를 봐야 합니다. 유해물질의 인체 영향은 다음 세 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성립합니다.

단계 이 연구에서 확인된 정도
① 제품에 존재하는가 확인 완료 (39종 중 27종)
② 음료로 용출되는가 미검증
③ 유의미한 체내 부하를 만드는가 미검증

연구팀은 ①만 수행했습니다. 다만 함께 검출된 TFA(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와 TFMS(트리플루오로메탄술폰산)는 ‘초단쇄(ultra-short chain)’ PFAS로 수용성이 매우 높아 음료로 이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에서 언급했습니다. ②는 이론적 우려 수준이지 측정된 사실이 아닙니다.

연구팀이 직접 내린 결론도 짚어야 합니다. PFAS Project Lab과 phys.org에 따르면 연구팀은 ① 용출 실험 미실시, ② 검출 농도가 낮음, ③ 대다수 소비자가 빨대를 간헐적으로만 사용한다는 세 가지 이유로 “즉각적인 건강 위험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논문의 실제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건강 경고가 아니라 라벨링과 환경 주장에 대한 반박입니다. “식물성·친환경 빨대는 반드시 생분해되는 것도, PFAS-free인 것도 아니다”라는 것이 논문의 핵심 주장입니다.

다만 Groffen 박사가 덧붙인 말은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자체로는 해롭지 않은 소량의 PFAS도 이미 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 부하를 늘릴 수 있다.” PFAS의 문제는 급성 독성이 아니라 반감기이기 때문입니다.


3. 왜 종이에 ‘영원한 화학물질’이 들어가는가

3. 왜 종이에 '영원한 화학물질'이 들어가는가

종이는 물에 젖는 소재입니다. 아이스 음료에 20~30분간 담가도 형태를 유지하려면 발수·내유 처리가 필수입니다. PFAS는 탄소-불소 결합(C–F)이라는 자연계에서 가장 강한 공유결합 중 하나여서 물과 기름을 동시에 밀어냅니다. 이 특성 때문에 종이 식품용기 산업에서 오랫동안 표준 발수제로 쓰여 왔습니다.

앤트워프대 연구팀은 PFAS 유입 경로를 두 가지로 지목했습니다.

유입 경로 내용 제조사 통제 가능성
의도적 첨가 제조 공정에서 발수제로 투입 통제 가능
원료 오염 펄프·재생지 등 공급망 초기 단계에서 이미 유입 통제 어려움

두 번째 경로가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제조사가 “우리는 PFAS를 첨가하지 않는다”고 선언해도 재생지나 수입 원지에 미량이 섞여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나 대량 구매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검증 기준은 “첨가 여부 선언”이 아니라 “공인기관 불검출 시험성적서와 검출한계(LOD)”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PFAS를 쓰지 않은 종이 제품이라고 해서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내 종이빨대와 종이컵 상당수는 PFAS 대신 폴리에틸렌(PE) 또는 PLA 코팅을 씁니다. 식약처도 PE 코팅 가공지제에 대해 납·과망간산칼륨소비량·총용출량·1-헥센·1-옥텐 규격을 따로 관리합니다.

그런데 인하대 연구팀이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5.1)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뜨거운 물을 채운 PE 코팅 종이컵에서 나노미터 이하 입자가 1.3해(垓) 개 용출됐고, 이 입자가 면역세포에 일으킨 염증 반응은 동일 질량 나노플라스틱의 약 88% 수준이었습니다. “PFAS 프리 종이빨대”라도 코팅 소재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이슈는 별개로 남습니다.


4. 한국 상황 — 국내산 성적서와 두 번 뒤집힌 정책

4. 한국 상황 — 국내산 성적서와 두 번 뒤집힌 정책

벨기에 연구는 유럽 유통 제품 39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이 결과를 국내 제품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표본의 한계를 넘어서는 해석입니다. 국내 주요 원지 업체들은 공인기관 시험성적서를 공개한 상태입니다.

업체 시험기관 결과 시점
한솔제지 KOTITI 시험연구원 PFAS 11종 불검출 2023.09
무림·서일 SGS 과불화화합물 포함 60여 종 유해물질 불검출 2023.04

다만 정확히 구분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국내 유통 종이빨대 전 제품이 납·비소·포름알데히드·형광증백제·벤조페논 불검출로 나왔지만, 당시 조사 항목에 PFAS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유해물질 불검출’과 ‘PFAS 불검출’은 다른 얘기입니다. 저가 수입 제품 전수를 대상으로 한 국내 PFAS 실태 조사 결과는 공개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정책은 4년 사이 두 번 방향을 바꿨습니다.

시점 조치 제시된 근거
2021년 플라스틱 빨대 금지 예고 종이빨대 환경영향 감소율 평균 72.9%
2023.11.07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 소비자 불편, 종이빨대 가격이 플라스틱 대비 2.5배 이상
2025.12.23 재질 무관 모든 빨대 원칙 금지 방침 종이빨대는 특수 코팅으로 인한 환경영향이 크다는 LCA 결과

눈여겨볼 대목은 2023년 규제 철회 당시 여론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 97.7%가 “일회용품 절감이 필요하다”, 87.3%가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정책과 여론이 어긋난 상태에서 규제가 후퇴한 셈입니다.

환경부는 별도로 “언론에 보도된 종이빨대 환경영향 연구용역은 해외 연구사례를 수집·취합한 것으로 국내 생산 종이빨대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정부 내에서도 해외 데이터와 국내 제품의 구분을 두고 설명이 엇갈린 부분이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국내 PFAS 노출의 본류는 빨대가 아닙니다.

지표 수치
한국 먹는물 PFOA/PFOS 기준 70 ng/L
미국 EPA 기준(2024) 4 ng/L (한국의 약 1/17.5)
덴마크 기준 2 ng/L
국내 PFAS 배출 사업장(2022) 205곳
직접 배출량 약 1,039톤
간접 배출량 약 15,677톤
한국인 총 노출 중 식품 경로 비중 90% 이상

제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2018~2020, 6,318명) 결과 성인 혈중 PFOA는 6.43 μg/L, PFOS는 15.1 μg/L였습니다. 노출의 90% 이상이 식품 경로이며, 산업 배출 중 64%가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제조업에서 나옵니다. 빨대 한 개는 이 그림에서 소수점 이하입니다.


5. 실천 우선순위와 자주 나오는 오해

5. 실천 우선순위와 자주 나오는 오해

노출을 실제로 줄이는 순서

순위 행동 근거
1 빨대를 아예 쓰지 않는다 연구 책임자 본인의 1순위 권고, 비용 0원
2 굳이 쓴다면 스테인리스 검사 5개 브랜드 전부 PFAS 불검출 (유일한 0%)
3 뜨거운 음료엔 종이 제품 최소화 코팅층 용출은 온도 의존적, 핫 음료에서 증가
4 음료에 빨대를 오래 담가두지 않는다 15~20분 조건에서 유의미한 용출 관측
5 공인 시험성적서 확인 카페 운영자·대량 구매자에게 실질적
6 접촉면 인쇄·잉크 제품 회피 외부 인쇄 벤조페논 용출 기준 0.6 mg/L 이하
7 정수기 필터·코팅 프라이팬·발수 포장지 관리 식품 경로가 총 노출의 90% 이상

여름철이 노출 빈도의 정점이라는 점도 고려할 만합니다. 투썸플레이스 3년(2023~2025) 데이터 기준 아이스 음료 비중은 겨울 평균 50%에서 여름 93%로 올라갑니다. 여기에 한국인 특유의 20~40분에 걸쳐 천천히 마시는 소비 패턴이 겹치면 빨대가 액체에 담겨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다 마실 무렵에 꽂거나, 오래 둘 때는 빼두는 것만으로도 접촉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오해 세 가지

“종이빨대가 플라스틱보다 더 유해하다” — 검출률 90% 대 75%는 브랜드 수 기준 검출 여부이지 농도·위해도 순위가 아닙니다. 플라스틱도 4개 중 3개에서 검출됐습니다.

“이 연구로 건강 위험이 입증됐다” — 연구팀이 직접 부정한 해석입니다. 용출 실험을 하지 않았고, 검출 농도가 낮았으며, 간헐적 사용이 일반적이라는 이유로 즉각적 위험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국내 종이빨대도 90%가 오염됐다” — 벨기에 유통 제품 표본입니다. 국내 원지 3사는 공인 불검출 성적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과도한 대응의 부작용

재사용 빨대를 제대로 세척·건조하지 않으면 내부에 바이오필름이 생깁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PFAS 미량 노출보다 이쪽이 훨씬 현실적인 건강 위험입니다. 전용 브러시로 매번 세척하고 완전히 말리는 관리가 전제되어야 스테인리스 권고가 성립합니다. 금속 빨대는 어린이·고령자에게 안면 부상 위험이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부작용은 ‘대체재 무한 교체’입니다. 환경부가 4년 만에 두 번 판단을 뒤집는 동안 국내 종이빨대 업체들은 재고를 떠안았습니다. 재질을 계속 바꾸는 것보다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쪽이 유일하게 뒤집히지 않는 해법입니다.


취약 계층 참고사항

취약 계층 참고사항

EFSA는 PFOA·PFNA·PFHxS·PFOS 4종 합산 기준 그룹 TWI(주간섭취허용량)를 체중 1kg당 주 4.4 ng으로 설정했습니다. 이 값의 근거가 된 핵심 독성 지표가 어린이의 백신 항체 반응 저하(면역독성)였습니다. 발암성 같은 고농도 지표가 아니라, 낮은 농도에서 먼저 나타나는 면역 지표가 규제 기준선이 됐다는 뜻입니다.

국내 조사에서도 중고생 혈중 농도는 PFOA 3.66 μg/L, PFOS 7.97 μg/L로 성인보다 낮았지만, 체중당 노출량과 면역 발달 시기를 고려하면 성인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습니다. 영유아·어린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뜨거운 음료를 종이컵에 담는 습관, 커피믹스·컵라면 같은 고온 종이용기 사용을 우선 점검하는 편이 빨대 교체보다 효과가 큽니다. 인하대 연구 조건(95℃, 20분)이 한국의 커피믹스 소비 패턴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정리

종이빨대 20종 중 18종에서 PFAS가 검출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음료로의 용출을 검증하지 않았고, 연구팀 자신이 즉각적 건강 위험을 부정했습니다. 데이터가 실제로 지지하는 결론은 “플라스틱으로 돌아가라”가 아니라 “검사 대상 중 유일하게 0%였던 스테인리스를 쓰거나, 빨대를 아예 쓰지 말라”입니다.

국내산 종이빨대는 공인기관 PFAS 불검출 성적서가 존재하지만, PE 코팅에서 비롯되는 나노플라스틱 이슈는 별개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인 PFAS 노출의 90% 이상이 식품 경로이고 먹는물 기준이 미국의 17.5배 느슨한 상황에서, 빨대 재질 논쟁보다 정수기 관리·고온 종이용기 사용 습관·상수원 규제 강화가 총 노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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