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계산법 개요

퇴직금 산정의 법정 산식은 한 줄로 끝납니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계속근로일수 ÷ 365).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이 정한 이 공식은 계속근로기간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라고 사용자에게 강제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퇴직금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산식이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이 식에 들어가는 ‘평균임금’이라는 변수가 분자와 분모 양쪽에서 모두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분자인 ‘퇴직 전 3개월 임금총액’은 기본급만 뜻하지 않습니다. 각종 수당은 물론, 퇴직 전 12개월간 받은 정기상여금의 3/12, 전전년도 출근율로 발생해 미사용한 연차수당의 3/12까지 더해야 합니다. 분모는 근로일수가 아니라 달력 날짜 수(역일수)입니다. 그래서 2월이 낀 89~90일 구간과 5~7월의 92일 구간은 같은 급여를 받아도 1일 평균임금이 약 3% 벌어집니다.
이 두 가지 구조를 모르면 회사가 건넨 퇴직금 명세서가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할 수단이 없습니다. 실제로 상여금과 연차수당 누락 하나만으로 월 300만원·3년 근무자의 퇴직금이 881만원과 945만원으로 갈립니다. 2023년 퇴직금 체불액이 7,289억원으로 전체 임금체불의 40%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이 구조적 난해함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계산 순서와 검증 포인트를 수치로 짚어보겠습니다.
1. 평균임금 산정 구조 — 분자와 분모가 함께 움직인다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값입니다. 여기서 ‘총일수’는 근무한 날이 아니라 달력상 날짜 전부를 뜻합니다. 퇴사 시점에 따라 분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퇴사일 | 산정 구간 | 분모(역일수) | 월 300만원 기준 1일 평균임금 |
|---|---|---|---|
| 2월 28일 | 12/1~2/28 | 90일 | 100,000원 |
| 3월 31일 | 1/1~3/31 | 90일 | 100,000원 |
| 6월 30일 | 4/1~6/30 | 91일 | 98,901원 |
| 7월 31일 | 5/1~7/31 | 92일 | 97,826원 |
| 12월 31일 | 10/1~12/31 | 92일 | 97,826원 |
92일 구간과 90일 구간의 1일 평균임금 차이는 약 2.2%입니다. 다만 퇴사일이 늦어지면 계속근로일수가 늘어나 상당 부분 상쇄되므로, 실익만 보고 퇴사일을 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알고 결정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의 차이일 뿐입니다.
분자에 들어가는 항목은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구분 | 산입 여부 | 산입 방식 |
|---|---|---|
| 기본급 | 산입 | 3개월 실지급액 전액 |
| 고정수당(식대·직책·근속 등) | 산입 | 3개월 실지급액 전액 |
|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 산입 | 3개월 실지급액 전액 |
| 정기상여금 | 산입 | 퇴직 전 12개월 총액 × 3/12 |
| 미사용 연차수당 | 산입 | 전전년도분 발생액 × 3/12 |
| 실비변상적 경비(출장비 등) | 미산입 | 임금성 없음 |
상여금 처리 기준은 고용노동부 예규 ‘평균임금 산정상의 상여금 취급요령'(임금근로시간정책팀-3295, 2007.11.5)에 근거합니다. 12개월 안에 지급되기만 하면 지급 시점과 무관하게 똑같이 3/12이 반영됩니다. “명절상여 받은 직후 퇴사해야 유리하다”는 통념은 그래서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실제 계산 사례 — 63만원이 갈리는 지점

월 급여 300만원, 근속 3년(1,095일), 연간 정기상여금 200만원, 전년도 미사용 연차수당 60만원을 받은 근로자가 7월 31일 퇴사하는 경우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Case A: 상여금·연차수당 반영
| 항목 | 금액 | 계산 근거 |
|---|---|---|
| 3개월 임금 | 9,000,000원 | 300만원 × 3개월 |
| 상여금 산입분 | 500,000원 | 200만원 × 3/12 |
| 연차수당 산입분 | 150,000원 | 60만원 × 3/12 |
| 임금총액 | 9,650,000원 | 합계 |
| 1일 평균임금 | 104,891원 | 9,650,000 ÷ 92일 |
| 퇴직금 | 약 9,449,000원 | 104,891 × 30 × (1,095÷365) |
Case B: 상여금·연차수당 누락
| 항목 | 금액 |
|---|---|
| 임금총액 | 9,000,000원 |
| 1일 평균임금 | 97,826원 |
| 퇴직금 | 약 8,804,000원 |
차액은 약 64만원, 비율로는 7.3%입니다. 근속이 길수록 이 격차는 비례해서 커집니다. 근속 10년이라면 같은 조건에서 약 213만원이 벌어집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월급 × 근속연수”라는 통념과의 괴리입니다. 단순 계산이면 300만원 × 3년 = 900만원이지만, 실제 법정 퇴직금은 약 945만원입니다. 정상적인 퇴직금은 마지막 월급 × 근속연수보다 많게 나오는 것이 원칙이며, 오히려 적게 나왔다면 상여금·연차수당 누락을 의심해야 합니다.
3. 지급 요건과 계속근로기간 — 리셋되지 않는다

퇴직금 지급 요건은 두 가지뿐입니다. ①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 ②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 15시간 이상. 고용 형태는 요건이 아닙니다. 계약직·아르바이트·일용직도 이 두 조건을 충족하면 지급 대상입니다.
계속근로기간 판단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례 | 통산 여부 | 근거 |
|---|---|---|
| 수습·인턴 기간 | 포함 | 사용종속관계 인정 시 |
| 계약 갱신·반복 체결 | 통산 | 대법원 1995.7.11 |
| 계절적 요인에 의한 공백 | 인정 가능 | 대법원 2006.12.7 |
| 주 15시간 미만 기간 | 제외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
| 육아휴직·출산전후휴가 | 포함 | 계속근로 유지 |
“계약서를 새로 썼으니 근속이 초기화됐다”는 사업주 주장은 원칙적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형식상 계약이 단절되어도 실질적으로 근로관계가 이어졌다면 통산합니다.
한편 평균임금 계산에서는 제외기간 규정이 별도로 작동합니다. 수습기간(3개월 이내), 사용자 귀책 휴업, 출산전후휴가, 업무상 부상·질병 요양, 육아휴직, 적법한 쟁의행위, 병역 의무 수행 기간은 분자와 분모 양쪽에서 모두 빼고 계산합니다. 이 규정이 없다면 육아휴직 직후 퇴사한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0에 수렴하는 부조리가 생깁니다.
추가 안전장치로 통상임금 하한 규정이 있습니다. 산출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대체합니다. 퇴직 직전 3개월에 무급휴직·장기결근·감봉이 있어 임금이 급락해도 법이 자동으로 방어선을 세워준다는 뜻입니다.
4. 지연이자 연 20%와 소멸시효 3년 — 시간이 곧 금액이다

퇴직금은 퇴직일 다음 날부터 14일 이내 지급이 원칙입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그 다음 날부터 실제 지급일까지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퇴직연금은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14일까지 연 10%, 그 이후는 연 20%가 적용됩니다.
퇴직금 1,000만원을 기준으로 지연 일수별 이자를 환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지연 일수 | 지연이자 | 일당 환산 |
|---|---|---|
| 7일 | 약 38,356원 | 5,479원 |
| 30일 | 약 164,384원 | 5,479원 |
| 90일 | 약 493,151원 | 5,479원 |
| 365일 | 2,000,000원 | 5,479원 |
하루에 약 5,479원씩 늘어나는 셈입니다. 사업주와 지급 기한 연장을 합의했더라도 지연이자 지급 의무 자체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미지급 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다만 근로자의 청구권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2023년 여름 퇴사자라면 2026년 여름이 마지노선입니다. 고용노동부 노동포털로 진정을 제기하든 민사소송을 걸든, 이 기간 안에 실행해야 합니다.
5. 퇴직소득세와 IRP — 실수령액까지 확인하기

퇴직금은 세전 금액입니다. 실수령액을 확인하려면 퇴직소득세를 계산해야 하는데, 핵심은 근속연수공제입니다.
| 근속연수 | 공제액 산식 |
|---|---|
| 5년 이하 | 근속연수 × 100만원 |
| 6~10년 | 500만원 + (근속연수−5) × 200만원 |
| 11~20년 | 1,500만원 + (근속연수−10) × 250만원 |
| 20년 초과 | 4,000만원 + (근속연수−20) × 300만원 |
앞선 사례(3년 근속, 퇴직금 약 945만원)를 국세청 산식으로 계산하면 산출세액은 약 10.7만원, 지방소득세를 더해도 약 11.7만원으로 실효세율은 약 1.2%에 그칩니다. 근속이 짧고 금액이 크지 않으면 세부담은 미미합니다. 반면 근속 20년 이상 고액 퇴직금은 세율 구간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홈택스 ‘퇴직소득 세액계산 프로그램’으로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55세 미만 퇴직자는 원칙적으로 IRP 계좌 이전 대상이며, 이 경우 퇴직소득세가 과세이연됩니다. 2025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4조원으로 전년 431.7조원 대비 약 70조원 늘었고, 연간 수익률 6.5%는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최고치입니다. DC+IRP 비중이 54.3%로 DB형(약 228.9조원)을 처음 추월한 것도 이 흐름을 보여줍니다.
다만 IRP 유지가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해지해 일시 수령하면 과세이연 혜택이 사라지므로, 당장 생활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세금 감면분과 유동성을 견줘 판단해야 합니다.
중간정산 관련 주의사항도 함께 짚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원칙적으로 금지이며, 시행령 제3조의 법정 사유(무주택자 주택 구입, 무주택자 전세보증금 부담 1회 한정,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5년 이내 파산선고, 5년 이내 개인회생 개시결정, 임금피크제 시행, 고용노동부장관 고시 천재지변)에만 허용됩니다. 중간정산을 반복하면 근속연수공제가 리셋되어 최종 퇴직 시 세부담이 오히려 커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리
퇴직금 계산의 핵심은 산식이 아니라 평균임금의 구성입니다. 3개월 임금총액에 정기상여금 3/12과 미사용 연차수당 3/12을 반드시 더해야 하며, 이 두 항목 누락이 실무에서 가장 흔한 과소 지급 원인입니다. 월 300만원·3년 근무자 기준으로 약 64만원, 7.3%의 차이가 생깁니다. 고용노동부 공식 계산기(moel.go.kr/retirementpayCal.do)로 검증하되, 미산입기간 입력 후 ‘평균임금계산기간보기’를 먼저 클릭하고 연간상여금·연차수당란을 빠짐없이 채우는 순서를 지켜야 정확합니다. 지급기한 14일과 소멸시효 3년, 그리고 하루 단위로 누적되는 연 20% 지연이자는 달력에 표시해두고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답글 남기기